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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갈 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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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의 나날

2011.06.27 17:16

쿠로누마사와코 조회 수:1797



만일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오른손이 된다면?




2분기가 진행되면서 어떤 작품은 끝나버리고 또 어떤 작품은 중도하차하여 두 세 작품을 보면 볼게 없어져 재탕할
작품을 찾던 중 생각나 수년 만에 재탕하게 된 작품은 미도리의 나날이었어.




제목을 듣고 안보거나 제대로 보지 못한 이들은 위 두가지를 떠올릴 수도 있지만, 2008년에 덕후들을 뜨겁게
달구던 토라도라의 '미노리'의 나날도 아니고, 기생수에 나오는 '오른손'이를 모에화 시킨 작품도 아니올시다.

2004년도 원작 만화를 애니화하여 일본에 방영되었고, 1년 뒤에는 투니버스에서 방영한 이 작품은 제목만 들어서는 평범한
소녀의 일상이 아닐까 생각되지만 작품이 시작되고 곧 시커먼 사내놈 오른손에 붙어있는 녹빛 머리칼에 귀여운 웃음을 짓고 있는 소녀를 보면서 경악을금치 못했던 기억이 있어.

좋아하는 소년을 늘 지켜만 보던 조용하고 수줍은 많은 소녀가 소년의 오른손이 되어버린다는 소재는 듣기만 해서는 참으로그로테스크하단 느낌이 강하게 들지. (아마 그 전에 봤던 기생수의 역할이 클꺼야) 하지만 이런 기괴한 소재거리를 귀여운 그림체와 밝은 분위기를통해서 참 색다를 맛을 느끼게 만들지.

황당하면서도 기발한 소재지? 덕분에 당시 이 미도리의 나날은 꽤나 좋은 평을 받았지.


오늘은 그 미도리의 나날을 오랜만에 감상하며 작품을 보며 느끼던 짤막한 감상을 끄적여볼까해.


미도리

말수 없고 조용한 분위기의 소녀. 그런 성격에 언제나 좋아하는 사람을 곁에서 이따금 바라보며 가슴앓이 하던 소녀가 어느날 좋아하는 이에 오른손이 된다는 것. 그것은 세상에 이따금 일어난다는 기적 같은 일이 아닐까?




간절한 마음에 하늘이 탄복하여 준 기회인지, 어떤  원리나 원인으로 이런 일이 생겼는지는 그건 알 수 없지만, 세이지의 오른손이 된 미도리는 무척이나 놀라움과 행복함 이 두 가지 감정에 휩싸였을 거야.

그것은 작품을 보면서도 알 수 있지만 본래의모습일때는 조그만 바람이나 빛에도 사그러질 것 같은 아가씨지만, 세이지의 오른손이 된 미도리는 무척이나 밝고 활달해 보이는 모습이야. 

여느또래의 아이들처럼 말이지.
자신이 원하던 행복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어서 일까? 아니면 오른손으로 되며 그녀 안에있던 또
다른 내면의 모습이 도출된 것일까? 뭐 무엇이 되던 그녀가 밝게 웃는 모습은 무척이나 사랑스럽고 귀여웠어.  

그리고 미도리는 이 ‘꿈’만 같은 상황에 자신이 홀로 그려온 것들을 하나씩 실현해 나가기 시작하지.






연인사이를 넘어 풋풋한 신혼부부의 모습이었어.

손수 만든 밥을 차려주기도 하고, 좋아하는 그이의 등을 밀어주고
얼굴을 닦아주며, 같이 있어도 마냥 행복한 그런 나날들. 아직은 미성년에 연애 경험이 전무한 소녀라서 자신이 집에서 보았던 가정일이나 부모의사랑방식을 똑같이 세이지에게 베푸는 것일수도 있고, 어쩌면 예비 신부연습처럼 보이기도 한 모습이었지. 




이따금 징징거리고 고집도 부리고, 욕심좀 내서 세이지에게 무언가를 바랠수도 있지만, 미도리는 하염없이 베풀기만 하지. 
그 결과야 이따금 엉뚱하고 황당한 일들로 이어질때도 있지만, '악마의 오른손' '광견'으로 불리던 세이지에게 처음 귀찮기만 하던 이
'오른손'이란 존재가 언제부터인가 그의 일상을 조금씩 바뀌고 있었어. 
매일 싸움질과 AV를 보고 '밀크 밤바야'를 외치며, 이 여자 저 여자에게 대시만하다 차이던 이 남자에게 언제나 한결같이 자신을 좋아하고 자신을 위해 열심히인 소녀에게 조금씩 마음이 움직이고 또 변화해가는거지.

자신에게 소중히 여겨야 할 것이 생기고 또 지켜야 할 것이 생기니, 더 이상 막무가내로 살 수 없잖아?
작품은 그렇게
미도리와 세이지가 서로 같이 지내며, 조금은 황당하고 웃음이 절로 나는 즐거운 일상들을 보내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섞여 들어가는 그런 모습을그려내고 있어. 언제나 행복한 나날이 이어질 것 같은 그런 하루하루를 말이야.



하지만 이 세상에는 고민도 걱정도 없는 마냥 행복한 나날만 있을 순 없지.






세상일이 늘 그렇지. 어느날 문득 떨어진 기적이 반드시 행복만을 가져오지 않지. 그건 미도리도 마찬가지야.

자신이 세이지에 오른손으로 지내는 동안 자신의 육신은 죽은 듯 잠들어있고, 그것을 걱정하는 가족들과 또 오래도록 자신을 지지하고 응원해준 코우타. 미도리는 이런 이들의 슬픔을 보며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는거지.
자신의 주변을 슬프게 만들고 얻은 지금의 행복이 정말 값어치 있고 올바른 것인가? 하는 고민 말이야.


사실 이 작품에서 참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야. 마냥 즐겁고 행복한 일상만을 보여주다 훗날 그대로 오른손으로 남아 세이지와 함꼐 '결혼 발사 히힛'거리거나, 아니면 얼렁뚱땅 다시금 본체로 돌아간 미도리가 '세이지 나랑 쎆쓰하자. 더이상 난 오른손이 아니라규' '그래 바라던 바야' 하는 내용이었다면, 내가 지금에 와서 재탕하고 또 감상문을 끼적이는 일은 없었겠지. 


미성년의 소녀가 자신의 가치와 행복,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위해 현재 그것들을  저울질하고 포기하며, 본래대로 돌아간다는 희생과 그것에 다다르기 까지의 내적 성숙과 용기를 가져간다는 점이 정말 보기 좋았어. 난 이런거 정말 좋아하거든!



그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자신이 사랑하는 세이지에 대한 '신뢰'와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용기'였지.


처음 겁많고 소심한 소녀의 모습에서 자신만의 확고한 의지를 드러내는 모습에서 낯설기 보다는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며 성장했다라는
느낌이 들었어.
세이지는 당연히 이런 미도리의 결정에 반대하지.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면  자신과 함께 했던 소중한 기억들과 차곡차곡 쌓아두었던 모든 것들을 미도리는 모두 망각하게 되거든. 이것은 무척이나 두려운 일인거야. 


어느세인가 자신에게 소중하게 변해버린 이 소녀가 자신과 있었던 모든 일들을 잊어버리고, 되돌아가면 그 공허감과 슬픔을 어찌해야 하냐고 이대로 있으면서 자신과 쭉 있어도 되지 않느냐며 반문하지. - 물론 이 부분에서도 세이지 역시 성장헀다는 부분이 느껴졌어. 언제나 홀로 '미친개'로서 지내던 철부지 소년이 아닌 이제는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이해하며 함께한다는 즐거움과 행복을 깨달은 소년으로 되었으니깐!



하지만 고개를 저으며 담담한 눈빛으로 만일 다시금 만나 세이지를 만난다면 그때는 용기내어 좋아한다고 고백할테니 너 역시도 내게 그동안 하지 못했던 좋아한다는 말을 해달라고 슬픈 표정으로 말하지. 세이지 역시 그런 그녀의 결심을 이해하고 자신의 오른손에서 해방시켜줘. 더 이상 자신의 오른손이 아닌 한명의 소녀로서 자신의 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말이야. 


달콤했던 한 때의 꿈같은 이야기들은 이렇게 끝나버리고, 세이지에 대한 모든 것들을 잊어버린 미도리가 어떻게 세이지에게
다가가 용기내어 고백을 하고 만날 수 있는지. 다시금 보면서 그 감동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교묘히 오가면서 오른손이 되어버린 소녀의 기묘한 이야기는 일단 여기까지로 끝을 낼께.


나름의 소년 소녀들간의 개연성이나 그런 그들의 관계 변화. 그것을 통한 성장과 감정의 변화 등이 참 보기 좋은 작품이었지.
단순한 코믹러브물이 아닌 꽤나 잘 만들어진 청춘물이라고 말하고 싶네. 요즘나온 작품들처럼 보기만해도 뿅가죽는 그림체나 츤츤되고 마조들을 희롱하는 쎆쓰한 여주인공들은 없지만 상당히 보기 좋은 작품이야. 못본 이들은 한번 쯤 찾아서 보도록 해.


사실 애니가 아닌 원작 코믹스를 가지고 풀어 써볼까 했어.

애니에서는 잘려나간 꽤 많은 에피소드들이나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면 분량 늘여놓기 참 좋거든. 쓸 건덕지도 많고, 하지만 애니를 재탕하면서 이것 나름대로 상당히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있더라. 여운도 느껴지고 말이지. 그래도 애니를 봐서 무언가 아쉽거나 하면 코믹스로 다시 한번 보는 것도 좋아. 내용 전개나 끝에 엔딩에 다다르는 극적 부분도 꽤나 달라서 색다른 맛도 느낄수 있거든.
여기까지

언제나 그렇듯 그럴싸한 분석이나 리뷰는 없는 주절주절 떠든 내 감상문이자 재탕 추천글이었어. 읽느라 수고했어.



탈고같은건 없음. 사이퍼즈나 하러 가야하거든.





<미도리의 나날 op - 더빙판>



- 카제하야의 오른손이 되고 싶다. 그럼 나도 음식할 줄 아니깐 먹을 것도 해주고 야구해서 땀흘리는 카제하야 얼굴에 땀도 닦아주고, 

  목욕할때 내 몸에 거품을 묻히고 등을 밀어주고 싶고, 이따금 외로울때 내가 대신 카제하야의 바지를 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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