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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갈 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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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2011년 TV 애니메이션들을 정리하며

2011.12.30 23:59

엘리사 조회 수:1454 추천:1

시작하기에 앞서

이 글을 쓰기 전에 사실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제가 감히 이런 글을 쓸 자격이 있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보다 훌륭한 필력을 가지신 분들도 계실 테고 저보다 냉철하게 분석을 하실 수 있는 분들도 계실 것 입니다. 또 저의 생각과 많이 다르거나, 저의 생각에 동의하시지 않는 분들도 계실 것 입니다. 물론 고작 애니메이션 때문에 쓸데없이 이런 글을 쓰느냐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라고 봅니다. 때문에 저의 글은 자의식 과잉에 건방짐으로 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2011년의 마지막 날을 맞이해 지난 1년을 회상하는 의미에서 이 글을 써보고 싶었고, 그런 이유 하나 만으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비록 부실하고도 형편없는 부족한 글이지만 이 글로 인해 모두 함께 지난 1년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하며, 그저 여러분들이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기만을 바라는 마음입니다.







 

 


Prologue : 2011년을 마치며...

시간이 지나가는 것도 전혀 체감하지 못하는 사이에 또다시 1년이 지나가버렸다. 올 1년동안 또다시 여러 신작 애니메이션들이 범람하며 쏟아져 나왔고 또한 그러한 애니 들이 흥하고 망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올해도 애니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애니메이션이 있는가 하면 금방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버린 애니메이션들이 있었다. 이번에는 올 한 해 동안 나온 신작 TV 애니메이션들을 각 4분기로, 그리고 분기마다 그 분기를 대표할 만한 작품 4개 위주로 다루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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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1분기의 신작 TVA들에 대한 기대치는 한없이 낮았었다. 작년 4분기가 워낙 풍족했기 때문일까. 그 반동 때문인지 몰라도 1분기 신작 애니들은 좀 부족하다는 소리가 많이 나왔었고 쉬어가는 분기가 될것 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오히려 2쿨째를 맞이하는 작년 4분기 애니들에 1분기 신작들이 묻힐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당연했다. 하지만 곧 1분기 신작 애니들이 방영하기 시작하자 이러한 사람들의 예측한 보기좋게 빗나갔다. (물론 절반은 맞았다.)

 


 

1. 치유물(?)로 성공해버린 ‘IS 인피니트 스트라토스’ : 방영 전에는 마크로스 F의 주요 제작들이 참여한다는 소식덕분에 기대를 받았고 당시 원작이 스토리가 크게 진전이 이루어진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걱정을 받기도 했었다. 방영 이후에는 교과서 적인 하렘물의 공식을 충실하게 따름으로서 나름 인기를 끌었고 결정적으로 '모 작품'과 방영시간이 겹친 덕분에 아무도 예상치 못하게 치유물로서 평가받는 신비한 일도 일어났었다. 하지만 지진으로 인해 '그 작품'이 방영 중지 되면서 치유물로서의 요소를 상실하고, 때마침 본편에서 원작보다 못한 연출을 보이는 바람에 혹평을 받게 되고 말았다. 하지만 총 누계 201,911장, 권당 평균 33,651장이라는 후덜덜한 매상을 기록하면서 결과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작품의 완성도에 비해 판매량은 미스테리라는 이야기가 많기는 하지만 간만에 정석적인 러브코미디 하렘물이 나왔다는 점과 퀄리티 만큼은 우수했다는 점에서 나름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하는 중이다.



2. 여전히 순수한 작품이었던 ‘너에게 닿기를 2기’ : 유명 원작의 애니화인 이 작품은 이미 2009년 4분기에서 순정만화 팬층과 오타쿠 층만이 아닌 일반 시청자들도 함께 접근시키는데 성공하면서 인기몰이에 성공한 작품이었다. 그러므로 올해에 나오는 2기도 성공하는 것은 기정사실이나 다름없었다. 예상한대로 '너에게 닿기를 2'기는 1기에서 선보였던 '너에게 닿기를' 만의 장점이었던 훈훈함과 고 퀄리티의 연출을 다시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고 또다시 성공할 수 있었다. 비록 원작이 워낙 유명한 작품이기 때문에 '재밌지만 딱히 할 얘기가 없다'는 이유로 여러 애니메이션 커뮤니티에서 언급이 별로 없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은 매상을 기록하며 인기가 없기 때문에 언급이 적었던 것은 아니며 역시 우수한 작품이었음을 증명할 수 있었다.



3. 예상외의 복병 이었던 ‘레벨 E’ : 지구인과 외계인들의 일상을 코믹하게 그려낸 토가시의 원작인 이 작품은 여러가지면에서 예상외 였던 작품이었다. 우선은 15년 전에 연재 종료된 오래된 작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애니화가 되었다는 점과 극화풍 작화 때문에 그리 기대를 받은 작품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깨알같은 재미를 준 작품이었기 때문이었다. 거기다가 작화 퀄리티도 좋고 연출도 좋다. 때때로 원작보다 더 나은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도 '레벨 E'는 정형화된 개그 애니가 넘쳐나는 시류에서 벗어나 훨씬 자연스러운 개그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극화풍 작화 때문인지 때때로 저평가 받는 면도 없잖아 있지만 대체로 좋지 않은 작품이 대부분이었던 1분기에서 볼만한 작품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는 좋은 작품이다.



4. 근래 최대의 화제작 ‘마법소녀 마도카 ☆ 마기카’ : 사실 1분기가 전체적으로 좋지 않은 평을 받기는 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가치있었던 분기로 평가를 받게 된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작품들의 공은 컸지만 결정적으로 이 작품의 덕분이기도 한다. 방영전 이 작품은 호화롭고 이질적인 조화의 스탭진 덕분에 살짝 사람들의 흥미를 불러 일으켰었다. 하지만 원작이 있는 작품도 아니고 그림체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이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크게 관심을 받는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이 작품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기 시작했고 곧 이어 엄청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다크판타지와 이색적인 마법소녀물을 표방한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는 작중마다 수많은 떡밥을 뿌리며 이를 수많은 팬들이 연구하면서 국외로 이 작품에 대한 활발한 감상과 떡밥 연구, 잡담등이 오갔고 그 모습은 1분기 최고의 화제작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 였다. '마도카 마기카'가 비록 평가가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극과 극을 달리는 작품 이라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작품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이 작품이 올해 최대의 화제작 중 하나였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을 만큼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작품이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한편 라이트노벨의 애니화가 주를 이루어가는 요즘의 업계에서 오랜만에 히트친 원작이 없는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이었기 때문에 이 작품 이후로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붐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 작품의 성공 이후 여러 애니메이션 커뮤니티와 업계에서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보이는 추세가 조금씩 보이고 있으며 때마침 올해 좋은 평가를 받는 수준 급의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이 많이 나오고 있는 중이다. 어쩌면 이 작품을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의 붐의 시작'을 알렸다는 의미에서 충분히 긍정적으로 평가할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 외 :
1분기는 예상과는 다르게 좋은 작품들이 몇개 나오기면서 괜찮은 분기가 아니었나 싶기는 하지만 그 외의 작품들 때문에 좀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았나 싶다. 방영 전에 가장 큰 기대를 받았던 'GOSICK'은 추리물로 기대를 받았지만 정작 본편에서 보여준 사건들이'너무 허접하다'는 소리를 들을정도로 난이도가 쉬었기 때문에 추리물을 기대한 사람들을 실망시켰고 결국 빅토리카 외엔 볼거 없다 라는 평가를 받으며 관심 밖으로 사라졌다. 1화가 방영되었을 때만 해도 개그물로서 엄청난 호평이 쏟아진 '이것은 좀비입니까?'는 이후 시리어스와 개그의 부조화로 인해 좋지 못한 평가를 받으며 역시 묻혀버렸다. '꿈을 먹는 메리'는 원작을 제대로 재현하지도 못하고 연출도 매우 미묘해서 대혹평. (심지어 감독하고 원작자마저 실패를 인정했다.) '오빠따위 '는 병맛 개그물로서 '정줄놓고 보기엔 나쁘지 않다'는 우호적인 평가가 다수인 편이지만 그림체 때문에 인기 몰이는 실패. '방랑소년'도 평가는 나쁘진 않고 충분히 좋은 작품이었지만 이쪽은 소재가 민감했기 때문에 역시 실패. 외적인 요소에서 안좋은 모습을 보였고 내적인 요소도 마찬가지로 미묘했기 때문에 비웃음을 받고 있는 프랙탈이라는 작품도 있었다. 한편 '리오 레인 보우게이트'는 참으로 쿠소애니의 진수가 무엇인지를 보여주었고 '드래곤 크라이시스'는............ 에휴. 말을 말자.


작년 신작이었기 때문에 크게 다루지는 않았지만 1분기에서 2쿨째를 맞이한 작년 4분기 신작들도 조금 언급을 하자면, '금서목록 2기'는 스토리가 본격적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인기를 끌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역시나 JC 답게 작화붕괴와 좋지못한 연출로 심심할때 마다 까이는 존재가 되었다. 그나마 '스타드라이버'가 포텐을 터트리며 선전해주었지만 이쪽도 본즈답게 애매한 완결로 인하여 BD/DVD 판매량도 추락하는 등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었다.(하지만 마지막화의 퀄리티가 상당했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한다.)

이렇게 상당히 미묘한 애니들이 다수였던 분기였던 데다가 설상가상으로 지진으로 인해 '마도카 마기카'가 휴방하면서 더욱더 '볼 애니 없는 상황'이 심화되었다. 개인적으로 솔직히 말해서 이 분기는 몇몇 작품들 덕분에 나쁘지는 않았지만 한편으로는 악몽같은 분기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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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가 워낙 좋지 않은 모습으로 끝났기 때문인지 2분기에 기대를 거는 사람들이 많았다. 실제로 2분기 신작 애니 방영 예정 목록이 나왔을 때 호의적인 반응들이 줄을 이었다. 원탑체제나 다름이 없었던 1분기와는 달리 2분기는 좋은 수작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는 춘추 전국시대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1. 추억을 이야기 한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
올해 대 성공을 거둔 원작이 없는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중 하나. 방영 전부터 토라도라 제작진의 대거 참여로 인하여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다. 1화부터 마치 자로 댄 듯이 정확한 타이밍에 들이 대는 나가이 타츠유키 감독의 섬세한 연출들과 매력 있는 소재 설정이나 줄거리, 음악들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며, 처음부터 보는 사람의 눈물을 빼놓기 시작한 이 작품은, 최후에는 작품성과 상업성 두 가지 토끼를 함께 잡는데 성공하고 말았다. 물론 후반에는 다소 늘어지는 전개와 다소 억지감동을 부추기는 듯한 모습들을 적지 않게 보이며 안 좋은 평가를 하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지만, '어린 시절'이라는 추억이라는 소재를 통해 자연스럽게 감동을 준 올해 최고의 작품 중 하나라는 사실만은 틀림없을 것이다.




2. 정통파 히어로물의 부활 ‘TIGER & BUNNY’ :
역시 올해 대성공을 거둔 원작이 없는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중 하나. 당초 처음 기획할 당시 제작사 내에서는 '수염 난 아저씨가 주인공인 작품이 어떻게 히트하겠냐'는 비관적인 전망을 냈었고 제작에 난항을 겪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 생각을 비웃듯 타이거&버니는 1화가 방영 되자 마자 2분기의 다크호스로 떠오르는데 성공. 여성 팬과 남성 팬을 모두 공략하는데 성공하고 BD/DVD 판매량에서도 대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개성적인 캐릭터와 깨알 같은 개그, 정석적이고 탄탄한 구성들로 올해 최고의 히트작 중 하나로 자리잡는데 성공했다.




3. 훈훈했던 ‘꽃이 피는 첫걸음’ :
이것도 역시 올해 성공을 거둔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PA.WORKS 10주년 기념 작품이기도 했고 키시다 메루가 원화를 맡기도 해서 방영 전 부 터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었다. 처음엔 '막장 드라마'같다는 평을 듣기도 할 정도로 자극 적인 장면들이 많이 나왔지만 후반 갈수록 비교적 안정적으로 진행하며 훈훈한 전개를 선보이고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다만, 초반의 자극적인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임팩트가 없다' 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작화, 캐릭터, 음악 등 여러 부분에서 빼어난 수작이었음은 틀림없었고, 인간관계에 대한 묘사 역시 잘 되어있었기 때문에 호평을 받을 수 있었다. 임팩트 면에서는 좀 부족했을지는 몰라도 2분기 대표작 중 하나였음 에는 틀림없는 작품이었다.




4. 카미게 원작의 후광을 입기만 하는데 그치지 않았던 ‘슈타인즈 게이트’ :
슈타인즈 게이트는 원작이 카미게로 칭송 받을 정도로 유명한 게임이었기 때문에 방영 전부터 기대 받았던 작품이었다. 다만 막상 방영되자 평이 엇갈리기 시작했는데 1화가 뭔가 난잡해서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작화가 원작에 비해 너무 달라졌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도 상당히 호불호가 갈렸다. 하지만 1쿨 동안 천천히 떡밥을 뿌리며 사람들에게 기대감을 심어주기 시작했고 2쿨째부터 본격적인 전개와 함께 그동안 쌓여왔던 복선이 한꺼번에 폭발하면서 불이 붙기 시작, 원작 게임의 재미있었던 부분들이 몇개 생략되거나 삭제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탄탄하고 재미있고 치밀한 구성을 선보이며 호평과 함께 큰 인기 몰이에 성공했다. 거기다가 연출에서는 원작을 초월했다는 평가가 나올정도로 원작을 초월한 면도 있었던 만큼 그야말로 훌륭한 게임의 애니화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데 성공했다는 찬사까지 받고 있다. 최종화가 끝난 후 바로 극장판이 제작된 다는 소식까지 뜬 만큼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그 외 :
전체적으로 2분기는 여러 양질의 애니들이 대부분을 차지한 덕분에 딱히 대세라고 할만한 애니가 나타나진 않았다. 애니 커뮤니티에서 대부분의 작품들이 골고루 회자될 정도였다. 그 모습은 가히 춘추전국시대라고 표현해도 이견이 없을 정도였다. 사실 2분기에는 위에서 언급한 저 4작품 말고도 좋은 작품들이 꽤 많다. 초반에 별 관심을 받지 못하다가 후반 전개로 급상승을 타 인기를 얻었던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C'도 있었고, '부르잖아요, 아자젤 씨'도 역시 좋은 평가를 받는다.


반면 평가가 미묘하거나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들도 있었는데, 쿄애니가 제작했던 '일상'은 그야말로 호불호 애니라 불러도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평가가 크게 갈렸다. 거기에 쿄애니 빠들의 설레발과 너무 비싼 가격에 2쿨에 13권이라는 이해할수 없는 구성, 그 외 여러가지 악조건들이 겹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판매량은 실패. 샤프트에서 제작한 '전파녀와 청춘남'은 잘 나가다가 작붕이 심하게 일어나는 병크를 터트리는 바람에 호불호가 갈렸고 'A채널', 'DOG DAYS', '비탄의 아리아' 도 저평가를 받았다. '신만이 아는 세계 2기' 역시 1기때처럼 원작을 잘 살리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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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는 방영이 시작하기 전부터 ‘쉬어가는 분기’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리고 그 예상대로 3분기는 전체적으로 2분기와 4분기를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에 그쳤고 거기에 3분기의 작품들은 2쿨째에서 본격적인 전개가 시작되어 인기를 몰게 된 슈타게에 밀리는 경향도 보였다. 그렇다고 3분기의 작품들이 볼 거 없는 분기였는가? 절대 아니다. 비록 다른 분기의 강세에 밀려 폄하된 감이 없지 않지만 3분기 역시 쟁쟁한 작품들로 가득했던 분기였다.




1. 원작을 구원해준 ‘아이돌 마스터’ :
사실 아이돌 마스터는 방영 시기부터 갖은 악재를 떠안고 있었다. 무슨 소리냐고? 아이돌 마스터2 엑박 판이 발매 이후 갖은 혹평을 다 받으며 망해버린 거나 다름없는 상황이었고 사실상 아이마스 애니판에 앞으로 아이마스의 미래가 전부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태였다. 그러나 애니판이 아이마스 2를 기반으로 한다는 소식에 팬덤의 반응은 처참했고 실제로 쥬피터가 등장하자 안좋은 소리들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설상가상으로 애니판의 초반은 반응이 그리 좋지 못했고 아이마스의 미래는 절망적인 상태나 다름이 없었다. 하지만 애니가 게임에서 욕먹었던 부분들은 대부분 빼버리고 장점만 살리는 방향으로 간 덕분에 점차 원작 팬들의 불평은 점차 줄어들었다. 또한, ‘아이마스라는 원작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애니 제작진들의 애정이 여기저기 배여 있는게 느껴질 정도로 아이마스 애니에 온갖 정성을 다했고 이는 곧 팬들에게 전해지기 시작. 후반 갈수록 팬들이 늘어나고 반응이 좋아지며 아이마스 팬덤이 부활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결과적으로 ‘원작을 구원해준’ 애니라 불러도 절대 과대평가가 아닐 정도였다.


물론 아이마스 애니를 완전히 이해하려면 아이마스에 관한 2차 창작이라던가, 온갖 깨알 같은 요소들을 알고 봐야 한다는 점이 단점이긴 하지만 그래도 복잡한 설정은 없는 일상물에 가까웠던 점이 강점이 아니었나 싶다.




2. 따뜻한 작품이었던 ‘토끼 드롭스’ :
서른 살 노총각과 6살짜리 이모와 동거하게 된다는 기묘한 설정으로 시작되는 일상 물. 노총각과 어린 아이가 이루는 코미디와 드라마가 웃음과 감동을 주면서 전체적으로 따스한 작품으로 느끼게 만든다. 요즘 보기 드문 훈훈한 작품이었기 때문에 메리트가 있는 훌륭한 치유 물 애니메이션이 아니었나 싶다. Production I.G.의 수려한 작화와 연출도 필견.




3. 편안한 일상물 ‘유루유리’ :
신인 성우가 주역을 담당하고 인기 성우가 조역을 담당했다는 점이 특이했다. 그냥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작품이라는 것이 강점이었던 작품. 허나 편안한 분위기 치고는 노골적인 백합씬이 많기 때문에, 그 쪽 취향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마이너스. 허나 BD 1권 초동 판매량 9792장이라는 3분기 중 탑 수준의 판매량을 올렸으며 2기 제작이 결정되었다는 점에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4. 정신 없이 ‘돌아가는 펭귄드럼’
:이쿠하라 쿠니히코감독의 귀환으로 주목받을 것 같았지만 제작진 측에서 PV나 CM등을 제외하면 그다지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비밀주의 전략으로 인해 방영 전만해도 이 작품이 방영한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을 정도로 미지수였던 작품이었다. 하지만 1화의생존전략연출이 나오자마자 곧 3분기의 다크호스로 떠오르는데 성공. ‘올해 최고의 애니가 될지도 모른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시작했다. 하지만 1화 이후 지나치게 난해한 전개와 감독의 괴랄한 센스가 지나치게 개입되는 바람에 시청자들에게서대체 이 작품의 방향성을 모르겠다.라는 말을 들으며 인기가 떨어지기 시작했으며 조금씩 묻혀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작품이 후반을 달려가면서 초반에 뿌려놓은 복선을 회수하며 평가가 좋아지기 시작하며 완결이 난 현재는 작품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 사람들도 많다. 일웹이나 국내에서나 온갖 분석이 난무하는 중이며감동적이다는 의견과너무 불친절해서 재미가 없다는 의견이 팽팽히 대립할 정도로 논란이 많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에 대해서는 사이트의 분석글 같은걸 읽는 것 보다는 자신이 직접 이 작품을 감상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 더 낫지 않나 싶다. 이 작품이올해 최고의 문제작 중 하나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기에.




그 외 :
이 외에 3분기에서 화제를 모은 작품이라면 나츠메 우인장 3기를 꼽을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유루유리의 자리에 이 작품을 넣을까 고민도 많이 했었다.) ‘바보와 시험과 소환수 2기도 1기 보다 판매량은 많이 떨어졌지만 팬들의 반응은 호의적이고 여성팬들에게 호응을 모은노래의 왕자님같은 작품도 있었다. 또 TVA가 BD로 넘어가면서 제작사의 역량을 드러내준 마요키치의 경우가 호의적인 평을 받는다. (한편 니코동의 어떤 발언으로 인해 화제를 모은 로큐브라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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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를 쉬어가는 분기로 마감해서 그런지 사람들이 4분기에 바라는 기대는 매우 컸다. 마침 4분기에는 기대작이라 부를 만한 것들도 많았다. ‘과거 전성기를 누렸던 작품의 후속작도 있었고유명 원작의 애니화도 있었으며호화 스탭진들이 제작하는 오리지널 애니메이션도 있었다. 4분기 라인업은 누가 봐도 풍성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 였고 4분기가 풍년으로 불리게 될 것이라고는 누구도 의심치 않았다. 그 당시를 회상해보면 너무 기대치가 높아서 걱정스러울 정도였다. 그래서 일까? 4분기의 작품들이 사람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행보를 보일 때 마다 사람들은 온갖 혹평을 다 보냈고 종국에는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다.라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그렇다고 4분기 라인업을 폄하할 수는 없다. 그저 기대치에 못 미쳤을 뿐이지 4분기의 작품들은 필자가 대표작 4개로 나누는 데만해도 난항을 겪었을 만큼 흔히 볼 수 없는 풍성했던 분기였다. 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온갖 고심 끝에 대표작 4개를 선정했으며 지금도 과연 이게 정확한 판단이었는지 불안할 정도이다. (그래서 아마 필자의 선정에 불만을 품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필자도 어쩔 수 없었다.)




1. 작화 甲 ‘페이트 제로’ :
과거 이미 애니 화 된 바 있던페이트 스테이 나이트의 프리퀄이며 1분기에서 화제를 모았던마도카 마기카의 각본가 우로부치 집필이 한 소설의 애니화였기 때문에 방영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이미 소설페이트 제로가 스토리 면에서 인정을 받았던 작품인 데다가공의 경계등으로 작화에 대해서도 인정받은 Ufotable이 제작을 맡았기에 성공하는 것은 기정사실로 보였다. 그리고 페이트 제로는 그 기대에 실망시키지 않는 ‘TVA로 보이지 않는작화 퀄리티로 사람들을 전율시키며 어느새올해 최고의 애니가 아닌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허나 그 대신 정지 화상이 꽤 많다는 점과 전투신 이외에는 움직임이 적다는 점은 초반부터 지적 받기도 했으며 또한, 가장 치명적인 약점으로 소설의 애니화가 늘 겪는 고질적인 문제점인설명이 부족하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혔다. 거기에 10화의아무 의미도 없어 보이는오리지널 스토리와 모두가 1쿨의 클라이막스로 꼽았던 11화가 유독 작화가 상대적으로 엉망이었고 대사도 편집되어 개연성도 떨어지는 총체적 난국이었기 때문에 시청자들을 탄식하게 하기도 했다. 그리고 작화를 더 잘 유지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분할 2쿨 방식을 택하는 바람에 결정적인 부분에서 1쿨이 종료되었고 이러한 부분에서도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어찌됐든 중간에 다소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때 페이트 제로가 올해 애니 중 둘째라고 하면 서러울 정도로 우월한 퀄리티를 선보였던 것은 분명하다. 물론 페이트 제로는 사실상 완결이 났다고 부르기는 어렵기 때문에 정확한 평가를 하기는 아직 어렵지만 제작사의 역량을 보았을 때 나머지 부분도 1쿨처럼 우월한 퀄리티를 보여줄 것이라는 건 사실이기에 내년이 더욱더 기다려진다.



2. 원작 팬에게 주는 선물과도 같았던 ‘페르소나 4 the ANIMATION’ : 인기 유명 게임 원작의 애니화로 역시 4분기 중 가장 기대치가 높았던 기대작. 헌데 사실 1화가 방영 되었을 때는 평이 묘하게 좋지가 않았다. 지나치게 게임의 요소를 집어넣은 것이 애니로 처음 페르소나4를 접하는 사람들에게 거부감으로 다가온 것. 원작게임의날짜가 지나가는 요소를 넣은 것과 진행이 지나치게 빨라서 개연성이 없는 것은 아니냐는 의심까지 받을 정도였다. 허나 원작 재현이 매우 잘되어있었기 때문에 원작 팬들에게 호의적인 평을 받았으며 진행될수록 애니 자체의 평가도 좋아지기 시작. 현재는 4분기 작품 중 가장 잘 팔리는 작품 중 하나가 되었다.




3. 의외의 원작 초월? ‘미래일기’ :
위의 작품들이 방영전부터 기대치가 상당히 높았던 작품들이라면 미래일기는 기대치가 대체적으로 낮은 편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선 원작이 얀데레 붐으로 인해 많은 인기를 얻었던 작품이긴 하지만 후반 갈수록 작품의 치밀함이 떨어져 많은 비난을 받았고 TVA로 만들어지기 전에 나왔던 OAD가 잔뜩 혹평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여론은 TVA 1화가 방영되자 반전되었는데 원작의 다소 좋지 못한 그림체를 개선하고 원작 이상의 연출을 보여주어 화제가 되었다. 특히 나오자마자 유행이 된유노의 황홀한 얀데레 포즈나 그로테스크한 오프닝은 그야말로 필견. 물론 원작이 후반 갈수록 평가가 안 좋아진 작품이었기 때문에 원작을 그대로 재현한다는 점에서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미래일기의 초반 기세가 무서웠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4. 실망만을 안겨다준 ‘길티 크라운’ :
솔직히 이 작품 만큼 온갖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작품은 드물 것이다. 무슨 소리냐고? 우선 이 작품은 과거에 크게 흥행 한바 있던 코드기아스의 제작진들(감독 제외)이 대거 참여한 작품이다. 거기에 노이타미나 작품으로선 흔히 볼 수 없는 2쿨짜리 애니메이션이다. 거기에 PV의 우월한 퀄리티에 호평을 받았던 시사회까지. 그야말로 4분기 최고의 작품이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었다. 허나 막상 방영되자 이러한 기대는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1화부터가 코드기아스와 판박이 같은 전개에 이젠 식상하다는 느낌이 드는 Boy meets girl 도입부. 또한 작품이 진행될수록 개연성이 무너지며 2쿨이 되기도 전부터 지나친 급전개에 사람들을 실망시켰고 1쿨이 종료된 현재는 캐릭터성에서도 어느 부분에서도 코드기아스만도 못한 아류작에 지나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아직 2쿨부분이 남았기 때문에 아직 평가는 이를지 모르지만, 기본적인 것조차 지키지 못하는 작품인데 앞으로도 마찬가지가 아니겠느냐며 반응이 대체적으로 냉담한 편이다. (한편으로 루리웹에서는 이 작품에 대한 우익논란 때문에 말이 많기도 했다.)




그 외 :
이 외에도 호의적인 평을 받는 작품으로는 1기의 재미를 그대로 잘살려 호평이었던워킹 2기가 있으며 국내와는 달리 일본 현지에서 4분기 탑으로 평가되는 편이며 니코동 방송에서 올해 베스트 작품으로 선정된gdgd요정s (사실 이 작품을 대표작으로 선정할까 고민도 많이 했었다. 국내 커뮤니티의 여론에 맞추기 위해 그만뒀지만.). 4분기의 숨은 명작으로 평가 받는 ‘UN-GO’. 지나치게 난해한 초반부로 인해 안 좋은 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후반 갈수록 갖은 호평과 극찬을 받은경계 선상의 호라이즌. 루즈한감이 있어 졸릴수 있고 호불호가 갈리지만 대체적으로 좋은 평을 받는타마유라등이 있다.


평가가 미묘하거나 묻혀버린 작품들 역시 많은데
나는 친구가 적다는 처음에는 브리키의 원화를 잘 살렸다는 호평을 받다가 (물론전파녀보다는 별로다 라는 소리도 많았다.) 갈수록 작화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고원작보다 재미없다고 주장하는 원작팬이 있을 정도로 호불호가 많이 갈렸다. 건담 시리즈의 후속으로 기대를 모았던기동전사 건담 AGE’ 역시 곤혹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또한, 퀄리티는 양호했으나 너무 지나치게 무난해서 크게 관심을 받지 못한마시로이로 심포니의 경우도 있으며 반면 너무 지나치게 막장이라서 혹평이었던진지하게 나를 사랑해!’같은 경우도 있었다. 한편, ‘작안의 샤나 3기는 파이널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전성기가 이미 지나버렸는지 관심을 많이 받지 못했으며 곤조의 10주년 작품인라스트 엑자일 2기도 상황은 별로 다르지 않다. 또한, ‘시큐브같은 경우는 그냥 묻혀버린 축에 속한다.










다만 여기서 말해둘 것이 있는데 여기서 부정적으로 적어놓은 작품이 꼭 긍정적으로 적어놓은 작품보다 못하리라는 법은 없다. 이 글에는 필자의
상대적이며 주관적인관점이 상당수 개입되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 어차피 애니메이션 감상은 자신의 취향에 달려 있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부정적으로 적어놓은 작품을 오히려 더 재미있게 본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 글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고 선입견을 품는 일은 없었으며 하며 이왕이면 직접 자신의 눈으로 작품을 감상해주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여기에 적어놓치 못한 작품들도 많은데 이 역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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