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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갈 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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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마 열기가 그립다

2013.01.15 04:09

뀨뀨함폭 조회 수:2162

 endcard1.jpg

스러져가던 와싱튼DC 모갤의 멸망에 결정타를 날린 마마마였지마는 새삼 그때의 열기가 그리워진다. 그게 딱 2년전이에요.
막 라이브보면서 흥분하고, 떡밥 추측하고, 해외 IRC #madoka 채널에서 양덕들 토론하는거 구경하고, 아주 잼썼는디...

물론 그시절 모갤은 항상 같은 떡밥, 같은 추측, 같은 짤방, 본거 또보고, 허구한날 스포일러질, 
그즈음 개시된 네이버 검색 유입으로 엉망진창, 씨발 아주 그냥 총체적 난국이긴 했다만 그래도 그럭저럭 재밌었다. 실북갤도 찍어보구

마마마 이후로는 이처럼 지속적으로 건전하고 풍부한 담론 형성을 할만한 TV 애니메이션이 사실상 없었음. 
머 굳이 따지자면 재작년 아노하나나 핑드럼 정도가 좀 떡밥이 돌았던 것도 같은데
하지만 전자는 서스펜스물이 아니라서 떡밥에 재미가 없었고, 후자는 멍청한 우리 오덕들이 담론형성하기엔 너무 심오했고...
마마마 이전에는 결혼비츠 정도가 이런 담론 형성에 좀 기여를 했었지. 물론 기대를 무참히 깨고 결과물은 병신급 ^^7

더 과거로 가면 코드기어스 1기 방송때도 이런 열기가 있었지만 
파격적인 반전이 나올 작품은 아니었다보니 역시 떡밥면에선 좀 약했던게 사실이고.


mama.png

여튼 마마마 종영 이후엔 그 엄청난 열기의 반작용으로, 마마마 거품론이 상당히 많이 돌았다. 
재탕해보니까 아무 재미가 없더라는 의견도 많이 나왔지. 나도 일부 수긍은 하지마는
작품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마마마 방영 당시의 열기로 인해 착시현상을 느낀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음.

이 작품이 핫이슈가 된건 단순히 애니메이션이 재미있어서가 아니야. 물론 작품의 완성도와 씹덕스러움도 중요하긴 해. 
하지만 다음편을 기다리는 1주일동안의 도키도키함, 
지속적인 떡밥 살포로 오덕들이 계속 머리를 굴려 지나름대로의 해석을 내놓고,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담론을 형성하고, 
그 자체가 덕계의 네타요소(meme)로 쓰이는─ 그 라이브한 '열기'가 재미의 한 축을 이뤘다고 본다.
(작품 자체의 재미와 예술성을 '거품'이라고 평가절하하자는 소리가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자.)
TV 방영시에 느낄 수 있던 재미의 한 축이 사라졌고 반전도 죄다 꿰차고 있으니 재탕했을때 재미가 덜한게 당연지사.

즉 오리지널 TV애니메이션의 특성과 예측불허한 각본/연출을 통해
다음화에 대한 아무런 확신과 스포일러가 없는 상황에서
덕후새끼들을 단순 시청자가 아니라 직접 추측하고 토론하는 '참여자'로 바꿔놓았기에 더 재밌었던 것이다.
TV 애니메이션만이 가능한, 그런 재미를 극대화시킨 제작진이 대단하지.



아래 15회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 수상 이유를 보면 어느정도 일맥상통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참고로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의 역사는 에바 TV판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근데 씹덕물로서는 마마마가 최초로 대상을 수상했음.

15회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2011) 대상 :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작년에 이은 TV 시리즈 대상(*14회 수상작 : 다다미 넉장반 세계일주). 이번은 만화/소설의 원작이 아니고 애니메이션용 오리지날 작품이라고 하는 점이 높게 평가되었다. 애니메이션에서는 정석인 「마법소녀물」의 설정을 역이용하여 관객이 믿는 장르의 중점을 뒤흔드는 비평적인 함정을 교묘하게 설치한 의욕작이다. 귀엽게 보이는 생물 큐베는 소원의 실현을 담보로 마법 소녀가 되어 마녀와 싸우는 「계약」을 제안한다. 「소망」에 숨어있는 무서움과 그것을 뛰어 넘는 「기적」의 감동... 1주일이 지나지 않으면 이후 어떻게 전개될까 모르는 텔레비전 방송의 「미디어 특성」을 철저하게 활용하여 마음 속 분쟁의 고조감이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극에 다다랐다. 본 작품에는 무엇인가를 바꾸어 보고 싶다 하는 변혁의 에너지가 넘치고 있다. 시대를 바꾸는 촉매로써의 기대를 담아, 본 대상을 수여함. 

번역은 네이버 블로그에서 걍 긁어옴
원문은 지금 공홈에선 사라졌고 따로 저장해둔 PDF 파일이 있으니 업로드함. 니혼고지만 다운받아 읽을사람은 읽엉



으쨌든, 수상 이유의 마지막 줄이 내 바람이자 이 글의 결론이다.
나는 타 미디어 원작의 애니메이션 또한 제 나름의 가치가 있으며, 애니메이션계의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다음 시대의 애니메이션으로 넘어갈 '변혁의 에너지'를 표출할 수 있는건 결국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뿐이다.
그리고 그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으로 말미암아 후끈 달아오를 열기를 다시 한번 느끼고 싶다..!


존나 오글거리지?
그럼 닥치고 비비드레드 오퍼레이션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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