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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원작과 애니메이션

2013.11.20 17:22

하야테2 조회 수:1351

  1. 서론

  21세기의 재페니메이션은 원작의 영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0년 중반에 접어들면서, 원작은 제패니메이션의 내용과 방법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것을 정해주는 일종의 기준이 되었다. 특히 라이트노벨과 원작의 경우에,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은 이 두가지 장르의 원작의 홍보용으로써 애니메이션을 만든다고 해도 틀린것이 없을 정도의 지경까지 도달했다. 물론 그 이전 시대라고 해도 원작의 영향력이 지금에 비해 작았냐고 하면, 그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90년대까지의 재페니메이션의 흐름은 어디까지나 원작이 있는 애니메이션, 원작이 없는 애니메이션이 적당한 조화를 이루며 만들어졌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시말하면 현대의 재페니메이션의 시장에서 원작이란 애니메이션 그 자체의 존재 의의를 뜻한다. 그러기에 애니메이션은 원작의 총체적인 부분을 그 내면의 은미한 곳으로부터 외면의 원대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을 구체적으로 표현한다. 캐릭터성을 밝히는 것에서 부터 시작하여 원작의 총체적인 스토리, 분위기 등등 그 모든것을 애니메이션 한 분기에 모두 표현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애니메이션의 '구체성'이란 원작의 완벽한 재현으로써의 구체성이 아닌, 한정된 시간에 너무 많은 내용을 억지로 구겨놓은듯한 구체성이 되어버렸다. 즉, 구체성이 곧 완벽성이 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너무 많은 내용을 짧은 시간에 담음으로써 불완전성적 요소가 되어버린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짧은 분량안에 너무 많은 것들을 담으려 하다보니 오히려 괴작이 탄생해 버린다는 것이다.

 

  우리는 애니메이션의 질적 향상을 위해 과연 어떤 애니메이션이 '완성도' 있는 애니메이션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에따라 2장에서는 구체성이 곧 불완전성이 되어버린 애니메이션을 살펴볼 것이고, 3장에서는 원작의 내용을 잘 뽑아내 완전성을 이룬 애니메이션을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4장에서는 과연 어떻게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것이 진정으로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것인지 고찰 해 보고자 한다.

 

  2. 원작의 구체적인 표현이 불완전한 애니메이션을 만든 경우

 

  서론에서도 언급했던 것 처럼, 요즘 재페니메이션의 흐름은 원작의 재현이다. 오히려 원작을 홍보하기 위한 애니메이션이 나올 정도이니, 그 정도는 말을 하지 않아도 모두 통감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애니메이션 시장 자체가 점점 오타쿠중심이 되어 가면서 점차 짧은 분량의 애니메이션만 생성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따로 논할 필요가 있겠지만,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제작사들은 '팔리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 캐릭터성을 강조하게 되고, 그렇다보니 과도한 모에요소의 범람이 이루어지고, 짧은 애니메이션을 대량 생산하는 것이 훨씬 금전적으로 이득이 되다보니 짧은 애니메이션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이에따라 자연스럽게 애니메이션의 완성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고, 결국 요즘의 재페니메이션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듯, 짧고 모에요소만 잔뜩 집어넣은 괴작들이 탄생하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은 필자의 http://www.haganai.me/view/1981512 글을 참고하기를 바란다.

 

  어쨋거나 현대의 재페니메이션 시장은 모에요소를 잔뜩 집어넣은 짧은 애니메이션이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그에 따라 원작은 더욱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오리지날 애니메이션으로는 고정된 시청자를 모으기도 힘들 뿐더러, 짧은 방영 기간동안 캐릭터성 (모에요소)를 집어넣기에도 뜬금없는 것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작을 에니메이션화 한다면 원작을 읽는 독자들이라는 고정된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으며, 이미 원작에 있는 정해진 캐릭터들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캐릭터성(모에요소)를 집어넣기에도 아주 용이하다. 즉, 짧은 애니메이션에는 원작을 갖는 것 만큼 애니메이션을 편하게 만드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시장 상황은 이미 어쩔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시청자들은 이미 이런 애니메이션에 열광하고 있으며, 그런 애니메이션들이 팔리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 조심해야 할 부분은 원작을 애니메이션화 하되, 어떻게 애니메이션화 하느냐가 더욱더 중요한 논의가 되었다. 이번 장에서는 짧은 분량에 과도하게 캐릭터성, 스토리등을 집어 넣어서 결국 완성도를 망친 애니메이션을 예를들어 살펴보자.

 

  앞에서도 말한 완성도를 망친 애니메이션은 대표적으로 '오빠지만 사랑만 있으면 상관 없잖아'가 있다. 이 애니메이션은, 원작을 모르는 시청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정도로 개연성, 스토리성 모든 것이 부족하다. 딱 1화만 봐도 알 수 있다. 갑자기 학생회 사람들이 기숙사에 들어오질않나, 뜬금없이 주인공을 좋아한다고 하질않나, 게다가 원작에서 중요한 요소중 하나였단 은발씹년의 성 정체성도 1화만에 아무런 장치 없이 밝혀버렸다. 원작을 본 사람들은 "시발 아키코쨩 하앜하앜" 할 수도 있지만, 원작을 보지 않은 입장에서는 어처구니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애니메이션이 나타나게 된 것 자체가, 모에요소만 잔뜩 집어넣고 팔리는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는 현대의 재페니메이션의 문제점을 밑바닥부터 끝부분까지 모두 나타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모에요소적인 측면에서의 문제점은 이전 글에서 다루었으니 논의하지 않겠지만, 모에요소적 측면 말고도 이 애니메이션의 문제점은 너무 짧은 분량안에 모든 것을 다 넣으려고 한 것에 있다.

 

  12화라는 짧은 내용안에 오니아이에 등장하는 캐릭터성을 모두 부각시켜야하며, 스토리도 모두 넣어야하며, 오타쿠들이 헤헤거릴만한 요소들도 모두 넣어버려야 하니 이런 괴작이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완성도를 위해서라면 스토리를 많이 자르고, 등장인물도 잘라서 전개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팔리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야 하니 모든 구체적인 것들을 담을 수 밖에 없었고, 그에 따라 원작이 다 들어있는, 하지만 완성도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애니메이션이 탄생하게 되었다.

 

  3. 원작을 초월하여 잘 만든 애니메이션의 경우

 

  위의 오니아이와 반대되는 경우로, 원작을 초월하여 짜임새있게 잘 만든 애니메이션이 없는 것은 아니다. 원작의 불필요한 내용은 모두 잘라내고, 캐릭터성을 적재 적소에 담아서 재미있고 완성도 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든 작품들도 존재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연희무쌍 시리즈가 있다. 물론 이 작품은 어디까지나 뽕빨물이며, 캐릭터성 중심의 작품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매력있는 캐릭터들을 통해 스토리를 잘 녹여냈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스토리가 지겹지 않고 캐릭터들도 후빨할 수 있는 작품이 바로 이 작품이다.

 

  이 작품의 가장 훌륭한 점은, 과감하게 원작의 주인공을 삭제 시켜버렸다는 점에 있다. 이 작품의 원작은 어디까지나 에로게임, 미연시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스토리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남자주인공을 삭제 해 버린다는 과감한 선택을 통해서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만든 것이다. 이런 선택을 통해서 불필요한 스토리들은 모두 제거해 담백하게 이야기가 진행 되게 되었으며, 게다가 캐릭터성 위주의 스토리 전개는, 감탄이 나올정도로 자연스럽기 까지 하다. 삼국지 플롯을 그대로 채용하면서, 개성넘치는 주인공들이 그들만의 귀여운 삼국지를 만들어 나간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의의는, 앞서 말했던 것처럼 삭제해야 할 부분은 과감하게 삭제하고, 캐릭터성을 강조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스토리를 이끌어나갔다는, 어떻게 보면 원작을 초월하는 작품을 만들어 냈다는 것에 있다. 이러한 점은 현대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이 닮아야 할 중요한 부분이다. 즉, 원작을 모두 마구잡이로 집어넣는 억지적인 구체성이 아닌, 선택을 통해 자연스러운 완성도를 만들어낸 부분을 본받아야 한다.

 

  4. 재미있는 애니메이션

 

  그렇다면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은 어떤것일까, 혹자는 오니아이 같은 작품이 완성도 높은 작품보다 훨씬 재미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이라는 매체는, 한편의 소설과도 같다. 오니아이 같은 작품이 재미있을 수는 있으나, 그 애니메이션을 보고 완성도 있다 라고 말할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재미의 기준은 무작정적인 '재미' 뿐 아니라 완성도가 가미 되어야 진정한 재미라고 할 수 있다. 그 작품을 보고, 모에요소를 보고 하앜하앜 대기도 하며, 스토리에 집중 하기도 하면서 작품이 의도하는 바 대로 시청자가 함께 하는 것이 진정으로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현대 재페니메이션은, 원작에 너무 구애받지 않고 적절한 삭제와 선택을 통해 완성도 있고 짜임새 있는 작품이 되어야 한다. 이미 원작을 떠나서는 애니메이션이 제작되기 어려운 시기에 접어들었다. 아니메노치카라 시리즈의 시도도 결국 물거품으로 돌아갔던 것처럼, 이미 재페니메이션 시장 흐름은 원작을 떠나서는 존재하기 힘들다. 또 1쿨을 넘어가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에도, 힘든 것이 현 상황이다. 그런 시기에 애니메이션은 무작정적으로 원작을 그대로 다 집어넣으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선택과 삭제를 통해 진정으로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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