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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갈 데가 없다

노라갓미가 갓컨텐츠인 이유

2016.01.19 03:14

갓랄 조회 수:130 추천:1

네타  

뭔가 글로 표현하기에 내 글이 부족함이 많아 어려움이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그럼에도 나는 이게 왜 갓코믹, 갓애니인지를 잠시 설명하고 싶다.

뭐 나갈 노인정에서 공통적으로 추앙받는 몇 안되는 애니이므로 다들 알겠지만

혹시 눈팅만 하는 사람들 중에 아직도 노라갓미를 안 본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위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이다.


네타가 될 수 있는 내용은 최대한 배제하고 싶은데 네타라고 생각되면 지적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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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서 하는 얘기가 그렇다.

신은 신 스스로의 모습을 따다 인간을 만든 것이라고.

그리고 일반론적으로 종교에 관하여 학자들은 말한다.

신은 인간이 만든 존재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을 수밖에 없다고.


누구 말이 맞는진 몰라도, 종교의 논리를 따라가면 신이라는 존재는 완전중립이어야 한다.

기뻐하지도, 화내지도, 슬퍼하지도(불쌍히 여기지도), 즐거워하지도 않아야 한다.

만일 중심을 지키지 못하면 완전무결하고 전지전능하다는 전제에 위배된다.

그런데 그게 가능한가? 당연히 불가능하다. 인간이 사고하는 범위에서는 말이다.


노라가미는 팔백만 신의 나라 일본의 신 이야기를 다룬 컨텐츠다.

일본의 신이 그렇게 많은 것은, 누군가 그러한 신의 존재를 간절히 바랐기 때문이다.

이런 내용은 노라가미의 이야기를 이끄는 핵심이다.

중간에 야토의 말에서도 알 수 있고, 신기의 이름에 관한 얘기로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신이라는 존재는, 일본인들에게 있어 인간 스스로가 만들어낸 존재다.

믿음의 대상으로서 만들어진 신은 믿음을 잃어버리면 존재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렇다.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인간의 인지능력 내에서 감지 가능한 일만 할 수 있고,

자연 인간의 본성을 그대로 가지고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노라가미에서 신들의 이야기는 곧 인간의 이야기와 꼭 닮아있다.

모두에게 착한 사람은 존재할 수 없듯이, 항상 착하기만 한 신도 없고, 항상 악인인 신도 없다.

주인공인 야토가미마저도 사실은 사람을 베어죽이던 마가츠카미이다. 그럼에도 나쁜가? 그렇지 않다.

(더 얘기하면 스포가 되므로 더이상은 말하지 않겠지만, 다 사연이 있는 재앙신이다.)


오랜 세월, '사실은 이 놈도 좋은 놈이었어'라는 클리셰가 여러 곳에서 쓰여왔다.

노라가미가 보여주는 신들의 세계도 이 클리셰를 거의 그대로 가져왔다. 말만 바꿔서.

노라가미에서는, '신이 행하는 것이 바로 선이다'라는 말로 정리한다.

모든 것은 신의 뜻대로, 창조주의 뜻대로. 그렇다면 선한 것은 신의 뜻이다.


신은, 그 존재만으로도 자신이 행한 모든 것을 합리화할 수 있는 존재이다.

인간은, 자신의 행동을 늘 합리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기본적으로 믿는 동물이다.

이러한 점에서 신의 뜻대로 하는 것이 선하다는 말은, 인간이 자신의 행동을 옳다고 믿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인간은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선택하고, 선택지 중 차선이 있음에도 다른 것을 선택하지 않는다.


게다가 노라가미에서의 신은, 오랜 세월 사랑받았던 그리스/로마 신화의 신과도 유사하다.

그들은 완벽한 존재로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시리어스 전개 안에서도, 그들은 판단착오를 범하고

그들 마음대로 하여 하계(인간계)를 어지럽히고, 신기에 의한 고통과 희노애락, 그리고 삶과 죽음을 모두 경험한다.

인간이 만든 신의 한계이기도 하지만, 그런 점이 노라가미를 더욱 매력있게 만든다.


모든 컨텐츠들이 그렇듯, 불쾌한 골짜기를 피해가며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면

그 컨텐츠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으며 오랜 시간에 걸쳐, 즉 시대를 아울러 수용될 수 있다.

노라가미 안에는 삶과 죽음, 가족의 형성과 해체, 사랑과 이별, 원한과 복수, 믿음과 배신이

신과 신기라는 존재에 의해 펼쳐지고 맺어진다는 점에서 위의 조건들을 만족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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