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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갈 데가 없다

3D 국제시장 보고옴 (스포有)

2015.01.18 11:39

시읏시읏 조회 수:106

묵직한 영화였다 진짜
외할머니랑 같이봤는데 외할머니도 이북에 남동생남겨놓고 넘어오신거라 많이 우시더라
몇가지 인상적인 장면 꼽아보자면

1. 노인이 월남간다고 아내랑싸우다가 애국가울려퍼지니까 경례하고 아내도 주변눈치보여서 결국하게되는 장면. 관객들은 다들 웃어댔는데 나는 국가를위해 개인의 삶은 뒷전이었던 당대의 분위기를 풍자하는 블랙코미디같아서 씁쓸하더라

2. 장면이라기보단 상황인데 꽃분이네를 가만 못놔두는 주변인간들. 특히 그네들때문에 아버지고 여동생이고 다잊고 돌쳐먹고 총맞아가며 동생새끼니 아들새끼니 키워놨더니 아버지와의 유일한 끈마저 팔아재끼려는 그 인간군상들이 너무 야속하더라. 물론 그네들딴엔 고생하고 사시는거 뵈기싫었으니 그랬겠고 노인도 노인대로 상황설명안하고 막무가내였던건 잘못이지만.

3.꽃분이네가 뭐냐며 자식들에게 비웃음 살때, 조롱받고 이해받지못할지언정 비웃는 너희들 자신들을 위해 평생을 살았노라 하는 증거가 그 가게였기에 그 부조리함에, 억울함에, 노인이 조용히 방안으로 들어가 아버지의 저고리품안에 안겨 오열하는 장면이 참 시큰하더라.

결국 노인은 가게를 포기한다. 머리가 허옇게새고 주름이지고 어린마음으로 돌아가 아버지의 품에안겨 울어재끼고나서야 아내에게 드디어 어른이 됬다는 소리를 듣는다. 
모든것을 포기하고 마지막 남겨놨던 그 실날같은 희망마저 쳐내고 나서야 노인이 어른이 됬다는것은 그의 인생이 억지에 막무가내였다고 폄하하는것과도 같다. 부조리하다. 억울하다. 
하지만 영화의마지막은 노인이 죽지도, 아버지를 만나 보답받지도않는다. 아낌없이 주던노인의 곁에는 아내가있고, 동생,자식,손주들이 있으며, 그들또한 그네들의 극적인 인간극장을 연출해나가겠지. 
빌어먹을 인생은 계속된다. 이것이 이 영화를 본 나의 한줄감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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