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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갈 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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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스 장가행(長歌行) 감상

2013.12.23 23:05

미숫가루 조회 수: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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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초 고조 때의 일이다. 태자 이건성과 셋째 황자 이원길은 욱일승천의 기세로 불어가는 둘째 황자 이세민의 세력에 크게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고

 

이들은 힘을 규합하여 이세민의 세력을 견제하고 이세민을 압박한다. 이에 이세민은 결단을 내리고 현무문의 변(玄武門之變)을 일으켜, 태자와 셋째 황자를 살해하고 왕위계승권을 얻은 후, 부왕을 압박하여 황위를 얻어낸다.

 

이건성의 딸 영녕공주 이장가(李長歌는 이 사건으로 아버지, 가문, 지위등 모든 것을 잃은뒤, 남장을 하며 자신의 신분과 종적을 숨기고 이세민에게 복수를 다짐한다.

 

장가행은 중국작가 하달(夏達)이 중국과 일본에서 동시연재하고있는 팩션 역사물로서 . 다소 진중한 주제와 시대상황을 다루고 있지만 그림체 자체는 미형이며 거친 그림체가 아니기 때문에 창천항로, 킹덤등에서 보이는 역사물의 텁텁한 맛은 상당부문 덜어내었다.

이미 작품을 발표했던 경험도 있던 작가여서 그런지 작화도 상당히 안정되어있고 스토리 구성역시 아직까지 흔들림 없이 순항중. 아직 스토리가 많이 진행되지는 않았으나 현재의 호흡을 유지하면서 진행된다면 상당히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화봉요원(火鳳燎原)과 장가행을 보면 고전구절을 인용한 대사가 이용되는 명장면들은 방대한 역사를 가진 중국이 가진 장점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한자의 함축적인 의미와 다의적인 성격이 그 자체로도 훌륭한 연출이 될 수 있으며 비장미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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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문화권 매체를 읽다보면 나오는 도교적 사상역시 자주 흘러 나온다. 한국이나 일본과는 달리 무위 자연등의 도교적 마인드가 생활과 사상속에 스며있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이장가 : 저는 어린 시절 스승들로부터 제자백가의 가르침에 대해 배웠습니다. 그 중 도교의 '무위'가 가장 싫었지요
              
사람과 싸워 안심을 얻고 하늘과 싸워 운명을 열어제낀다. 쭉 그리믿었습니다.
              
이제야 알았습니다.
              
제가 싸우지 않았다면 아버지와 형제들과 그들을 따르던분들은
              
지금도 어디선가 살아계실 테죠
              
적어도 목숨을 내놓을 필요는 없었을 것입니다.
              
싸우지 않았더라면 제일의 벗을 구할 수 없더라도 죽음으로 내몰지는 않았을 겁니다
               
싸우지 않았더라면 제게 모든 것을 건 벗들이 사지에 남겨질 일도 없었겠지요.
              
그들의 생사는 알 수 조차 없습니다.
              
대도무위(大道無爲)란 이러한 의미였겠지요...

    정담진인 : 작은 벗, 정말로 이해하셨나요? 아니면 그저 당신의 어리광인가요?

"당신 탓이 아닙니다. 운명이 그러한것이에요"라고 말해주었으면 하나요?

작은 벗이여, 언젠가 "" ""의 의미를 깨닫거든 "무위(無爲)"의 이야기를 합시다

                                                                                                          -24화 中

현재 이장가는 친구의 죽음으로 충격을 받고 낙양에서 몸을 숨기고 있고, 부하들은 이장가를 찾고 있는 상황. 돌궐족등의 오랑캐들이 창궐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속에서 이장가의 앞날은 그리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가행의 스토리가 어떻게 진행되던 간에 당태종 이세민이 집권하던 시기는 정관의 치(貞觀─治)라는 말로 특별히 부를 만큼 내정과 치안이 안정되었으며 당 태종 이세민은 주변 이민족을 복속시켜 광활한 영토를 당에 배속시킨 걸출한 인물이었다. 또한 실제 역사에선 이세민은 이장가에게 죽은 것이 아니라 고구려 원정후 병사하였다. 때문에 이장가가 이세민을 죽이고 왕이된다는 결말은 성립하기가 힘들며, 죽이는 방향으로 밀고 나간다 하더라도 이장가 역시 백성의 삶에 공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실제 백성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있는 이세민의 치세 앞에서 그를 죽인다는 자신의 행위에 정당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 과연 작가는 어떤 전개를 내보인지 귀추가 궁금하다.

 

왕족이지만 평민으로 위장하고

여자이지만 남자로 변장하면서 느끼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며,

생사가 오가는 상황속에서 생로를 뚫고 나가는 이장가의 모습을 그려내는 작가를 보면 이 작품이 범작으로 끝나지는 않을거라는 생각이 들게된다.

 

여담이지만 예전에 작가는 예전 얼짱 만화가라고 인터넷 기사에도 떳던 작가이다. 본인은 작품보다 본인에게 관심쏠린게 매우 싫었던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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