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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갈 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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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입수는 최근이지만 쨌든 묵히고 있던 영상이므로 밀린애니 이다...

왤케 약속이 안지켜 지는지... 지난 분기에 매주 두번씩 0048글 쓰던 나는 내가 아니었나봐-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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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Q BD에 동봉된 단편 특촬물 되시겠다.


거신병이라 함은 스튜디오 지브리의 초기작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에 등장하는 그 거신병 이야기다.

나우시카의 "불의 7일간"을 재현한 영상이라 보면 된다.

내가 막귀라 자신은 없지만 나레이션 하야시바라 메구미 인듯하다...

Q에서의 레이 전체 대사량보다 이쪽 단편에서의 대사량이 더 많다ㅋ


에바시리즈의 모티브는 거신병에서 따왔다는 얘기는 다들 알것이고...(더불어 특촬물의 거대히어로 까지:울트라맨)

이렇게 이야기가 이야기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관계가 재미있었다.

...얼마나 재밌냐면 Q 본편보다 더ㅋㅋㅋ


일단 정보량의 차이가 있다.

불과 몇분짜리 단편영상이 수십분 짜리 본편보다도 시청자에게 보여줄 정보량이 크다.

뭐 본편의 경우 일부러 정보를 교란시키기 위한 연출이 있었다지만 그러함에도

다보고 나서 음미하기엔 역시 이쪽이 더 재밌었다.






멸망에 앞서 징조:경고가 나타난다.


뭐 거신병 신화를 포함하여 이런 종말스토리의 기본적인 구조다.

그걸 각기 어찌 표현되느냐가 각 스토리의 개성일것인데

본 거신병의 경우 성서의 그것에서 차용된 부분이 보인다.


일단 7일간의 세계파괴란 부분은 7일간의 천지창조와 대입된 부분이고

특히 몇일째에 뭐가 있었다라는 서술 방식이 그러하다.

결정적으로 각 해당일의 서술 내용과 최종 7일째의 안식이 그러하다.


이하 몇가지 단상이다.






입에서 나오는 불.


전에 내가 올린 글(http://www.haganai.me/talk/1767010) 에 잠깐 업급한 내용으로

인류의 실낙원 과정에서 등장하는 "두루 도는 불칼" 이란 존재가 떠올랐다.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광선이 지면을 훑으며 지나가게 되면 그 괘적이 원을 그리게 된다. 거신병을 중심으로.

광선은 마치 칼처럼 접촉하는 물체를 양단하며 빠르게 지나가고 그 궤적을 따라 불길이 피어오른다.

이것이 "두루 도는 불칼"이라는 묘사에 부합된다고 느꼈다.


역할은 비슷하기도,다르기도 하다.

거신병이 일상을 영위하던 인류를 지상에서 구축하는 역할이고,

실낙원시의 인류가 다시 에덴동산으로 돌아오는걸 막기위해 동산입구에서 지키는 역할이 

두루도는 불칼에게 맡겨졌다. 천사와 같이.

비슷한가? 반대인가?


참고로 불칼과 천사는 각각 별개의 개체이다.

다만 개인적으로 불칼 역시 천사의 일종으로 보고 있기는 하다.

에스겔서에 나오는 "네 생물, 신의 보좌, 바퀴" 등 도 모두 각각의 천사에 대응한다.






그리고 불길의 창.


형태적으론 에바 본작의 롱기누스의 창을 연상시킨다.

롱기누스의 창이 끝이 두갈래로 갈라져있는데

이는 뱀의 "끝이 갈라진 혀"를 "불꽃의 형상"과 비교한 성서의 다른 서술과도 연결된다.

(DNA의 이중나선구조를 나타내기도 한다)

거신병 이야기에선 끝이 갈라지지 않았다.


이 창이 있음으로 해서 거신병은 兵의 이름을 획득했다고 여겨진다.

단순히 괴물이나 신이 아닌 군사집단으로 이름이 붙은 것은 이미지 적으로 이 창의 역할이 크다.

그리고 이것이 천사의 이미지로 연결되기도 한다. 신의 군대.


그리고 이 불길이 "입"에서 발사된다는 점도 재밌는데

계시록에서 구세주가 다시 이 땅에 강림하여 아마게돈 전쟁을 종결시킬 때 사용되는 신의 무기가 바로

"입에서 나오는 검"이다.


이 구세주에 해당하는 "그리스도:성자 하나님"이 요한복음 초반의 "구약성서 총집편" 서술에 "말씀 하나님"으로 등장하는데

천지창조를 말씀으로 했다는 묘사로 보아 이 "말"이라는 것이 바로 언령의 힘으로서 작용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 신의 언령:권능의 본체되는 메시아가 "입에서 나온는 검"으로 싸운다는건 매우 상징성이 있다 하겠다.


...왠지 모 작품의 성게머리 주인공의 "말빨"이 납득이 되는 기분이 들기도. 소게부는 거들뿐.






마지막으로 거인의 존재.


최근의 진격의 거인도 그러하지만 인류문화와 이 거인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먼저 성서쪽의 거인에 대한 언급을 보자면

대표적인 거인으로 골리앗이 등장하는데 이는 당시의 불레셋(팔레스타인)족에 속한

아낙 자손의 후예라 기록되고 있다.


이 아낙 자손의 특징이 거인이다.

종을 달리할 정도의 신체의 거대함.

이들 골리앗과 그의 형제거인들은 다윗과 다윗의 부하들에게 죽임을 당한다.


그리스로마신화 쪽의 거인은 한층 더 적나라하다.

무엇보다 신계 그자체에 거인형 신들(티탄)에게 쿠데타를 일으켜 인간형 신들이 정권을 잡았다는 것도 그렇고

율리시즈 같은 인간영웅 들에게 거인들이 농락 당하고 죽임당하는 등

전체적인 흐름은 거인은 인간을 먹지만 결국 인간에게 사냥당하여 "구축"된다 로 정리된다.


또한 티탄족 신인 프로메테우스가 인류에게 "불:문명"을 전해준걸 생각하면  더욱 의미심장하다. 


여기에 거인의 시체에서 세상이 창조됬다는 북구신화까지 더하여

에바 세계관에서의 "사도,아담,리리스,에바시리즈"의 베이스가 마련된다.






좀더 얘기를 파고들자면


성서쪽에 좀더 흥미로운 네타가 있는데

위에 언급된 아낙 자손이 최초로 기록에 등장한 때는 

모세가 히브리인들을 거느리고 가나안 지역에 도착하여 그 토착민들을 언급할 때이다.

그때도 아낙 자손들은 워낙에 커서 그들에 비하면 우리는 메뚜기 같다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이때 언급된 것이 "네피림의 후손 아낙자손"이다.

이 네피림이 최초로 성서에 언급된것은 홍수심판 직전이다.

"그때에 아직 네피림들이 땅에 있었고" 이다. 

(이로보아 저작자 모세 당시엔 이 네피림들이 기록으로만 남아있는 상태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 네피림이 무엇인가에 대하여는 신학적이 논란이 있겠지만 - 일단 천사와 인간의 혼혈이라고 생각된다. 

(성서 외에서의 언급으로 성서자체엔 이름만 나올뿐 설명은 없다...마치 에바처럼ㅋㅋㅋ... 

아마 당시엔 설명이 필요가 없었을듯. 이 글에서 에바를 언급해도 그게 뭔지는 언급 안하듯이)


이 네피림이 왜 중요하냐면 

성서의 홍수심판의 직접적인 원인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잠깐 성서의 홍수심판에 대해 언급해보자.


보통 성서의 홍수심판은 인류의 타락에 대한 심판이라 추상적으로 생각되지만

정확한 이유는 "혼인제도의 타락"에 있다.


신을 섬기는 경건한 "셋의 자손"과 불경건한 "가인의 자손" 간의 잘못된 혼인으로 말미암아

신앙의 전수가 막히게 되자 신은 더이상의 희망을 두지 않고 "판"을 새로 짜기 시작한다.

경건한 노아의 가족 하나를 선별하여 그 가족을 통한 신앙전수를 계획한 것이다.


여기에서도 징조와 경고는 나타난다.

사이코패스에서의 10화 제목으로도 나온 무드셀라의 존제다.

(사이코패스의 전신 의체화 아저씨 에피소드의 명칭 "무드셀라의 유희"이다)

이 무드셀라는 성서기록 인물중 최장수 인물인데 거의 천년(969년)을 살았다.

근데- 이 인물은 그 천년 가까운 세월동안 뭘 했다는 기록이 없다. 잉여력쩔어

이 인물이 살았다는 그 자체에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 무드셀라의 이름 뜻은 무려

"이 아이가 죽으면 심판이 있으리라" 이다. 흠좀무.

즉 이 무드셀라가 생존한 약 천년간 경고가 계속된것이다.

물론 노아의 방주제작 기간 120년간은 직접적인 경고의 기간이었다.


그러나 본 거신병 이야기와 마찮가지로-

경고는 무시되고 심판과 함께 멸망은 찾아온다.

방주를 제작한 노아식구 8인 외엔- 아무도 믿지도 타지도 않았다.






다시 네피림 얘기로 돌아가서


위의 혼인제도 타락에 의한 신앙전수의 중단 외에

다른 시각이 바로 천사와 인간 사이의 혼혈설이다.


히브리어 원어상에 

위의 경건한 하나님의 아들, 불건전한 인간의 딸 간의 혼인이 언급될 때의

하나님의 아들에 해당하는 용어가 성서 다른 곳의 천사를 지칭하는 단어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인간과 천사의 혼혈들은 당대의 유명한 용사가 되었다고 모세는 서술한다.

이는 다른 신화의 신과 인간의 혼혈들이 영웅이 된 기록과 일맥상통한다.

헤라클레스라던가. 고구려 고주몽이라던가.


그리고 이런 혼혈들에 대한 언급 직후에 신이 인간 만든걸 후회한다는 서술이 연이어 연결된 것으로

홍수심판의 직접원인이 바로 이 혼혈에 있다는 것이다. (구약성서 창세기 6장 초반부 참조바람)


개인적으로 이 네피림-아낙 자손은 현생인류에게 멸망당한 네안데르탈 인들을 연상하고 있다.

그들도 현생인류 호모사피엔스에 비해 거인이었다.


그리고 인류의 성병(...)에 의해 멸종했다는 학설이 있다. 


... 결국 했다는 거네. 그러게 2D를 숭상했어야지. 동굴벽화는 혁명이다.

http://book.daum-img.net/image/KOR9788984996649


아님 피규어로 참던가

 http://t2.gstatic.com/images?q=tbn:ANd9GcQQH3izOVhvbh7yA2kmGdGygHDTBnJzcFw1vHFMHJ80RdJTXkvz

이 시대에 피규어 부카케는 매우 신성한 종교의식이지 않았을까. 성병예방도 되는.


거근-거유숭배의 원네타가 아닐까 상상하기도 한다.






천사는 육신이 없는 영적인 존재인데 어떻게 육신인 인간과 혼혈이 가능할까.

(에바 세계관의 기초가 되는 그노시즘의 최종목적은 인간이 육을 버리고 고등한 영체가 되는것에 있다. 천사처럼.

또한 이 영혼진화론은 당시의 전세계 종교관에 혁명을 일으키게 되는데 여기서 파생된 종교나 사상으로

불교나 유교, 철학 등이 있다. 서양에서의 그노시즘은 중세 카톨릭체계안에서 천사숭배로 변하게 된다.)


매우 유명한 표본이 있다. 바로 그리스도.

성령이라는 영적존재에 의해 잉태된 육신을 가진 인간.

유전자란 결국 "정보"에 가치가 있다 할 때 그 매개체가 무엇이든

프로토콜만 해결한다면 여성의 난자에 그 정보가 삽입되어

하나의 완전한 인간으로 태어나는데 문제가 없다.

오늘날의 인공수정이나 유전자공학도 모양새는 그리 다르지 않다. 


에바의 아야나미 시리즈, 에바 시리즈 등 이런 유전자 적인 접근에 의한 존재들과

영혼이란 키워드가 상기의 네피림과의 관계가 연상되는 것이다.

결국 성서의 네피림 처럼 에바에서, 거신병에서의 거인들은 세상의 종말과 관계된 존재들이다.

그리고 그것은 종말의 원인이자 징조, 경고 임과 동시에 일종의 구세주 적인 일면을 내포하기도 한다.


또한 개인적으로 계시록의 적그리스도 역시 이런 매커니즘의 탄생배경을 가질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Anti 그리스도의 역할상 죽었다가 다시 부활하는 것까지 똑같이 재현해야 하기 때문에 그 탄생배경도 재현될것으로 추정.






아무튼 불과 몇분 안되는 영상이었지만 매우 흥미진진하게 보게 됬다.


다음에... 가능하면 이번주 안으로 Q본편에 대한 감상평도 올릴 계획이긴 하다. 계.획.은.

가능하면 본문같은 장황한 설정글 말고 캐릭터 적인 면에서 생각해 보고 싶다.


이상.


* 다음글 : 밀린애니#3 - 에바Q http://www.haganai.me/talk/1893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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