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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갈 데가 없다

란마½ 100화 재탕 기념 ^오^

2016.07.18 20:33

청록야광봉 조회 수:277

네타  



 다시 란마를 보니 느낌이 새롭다.


 지금에서야 란마는 그냥 ts물이겠지만 89년도에 이런 작품이 나왔다니 새삼 놀랍다.


 지금 봐도 재밌다. 사실 요새 애니메이션을 잘 안 보는 탓에 속단하기는 뭣하지만 요즘 나오는 것보다 재밌다고 생각한다. 100화도 넘게 다시 보기도 했고.


 


 오랜 기억은 샴푸가 최고라고 말하는데 다시 보니 여자 란마가 짱이다.


 훌렁훌렁 벗어재낀다.


 그 노출, 마치 어린 시절 펭귄 브라더스를 하고 있다 동전을 바꾸러 간 사이 옆 자리에서 갈스패닉을 하고 있던 아저씨의 모니터를 보고 야릇한 기분에 사로잡혔을 때와 같은 기분이다.


 

 어떻게 보면 소위 '눈깔괴물' 이라는 그림체지만, 루미코 여사의 전성기 때의 그림체라 지금 봐도 예쁘다. 더욱이, 애니 중반부터는 원작인 만화보다 애니메이션 팀 고유의 작화가 두드러지면서 캐릭터들의 매력이 더욱 커졌다 .

 디지털 방식이 도입되기 이전의 셀 작화임에도 내 마음 속 깊은 곳을 간지르는 그 묘한 느낌은 마치 학창 시절 공공 도서관의 사전을 펼쳐 보고서는 'ㅅ' 자 색인을 골라 야한 단어를 찾는 도중 이미 그곳에 형광펜이나 사인펜 따위로 채색되어 있는 것을 보고서 이름 모를 누군가와 깊은 동질감을 나눈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 듯한 인상을 받았던 그 때와 같다.



 스토리 또한 재밌고, 개성이 넘친다.


 애니메이션 오리지날 화의 횟수가 70화도 훨씬 넘는 지라 원작에서는 보지 못했던 캐릭터들의 모습이나 재미있는 스토리 또한 많다.


 DVD로 본 탓에 화질 또한 좋았고.




 어린 시절, 란마는 


 샴푸>>>>>>>>아카네>>>여자 란마>>잡


 이었으나 다시 란마를 보게 되니 


 여자 란마>>>>샴푸>>>나비키>카스미=우쿄>>>>>>>>>>>>>>아카네>코다치



 정말 많은 지각 변도이 일어났다.


 사실 어릴 적 란마는 야릇하긴 해도 남자라는 인상이 강했던 지라 순위가 낮았고, 아카네는 그냥 본작의 헤로인이기 때문에 순위가 높았다.


 마치 꾸러기 수비대에서 갓갓은 사실 키키(닭 ver.인간)와 헤라누나(고양이)지만 헤로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새초미를 좋아했던 것처럼.



 다시 보니 갓갓은 여자 란마였고 아카네는 폐급 헤로인이었다...............



 샴푸야 갓갓인 것은 두 말 할 것도 없고, 아카네는 매력이 거의 없다. 얘가 남말은 오지게 안 듣는데다 폭력적이고 살림은 커녕 요리 하나 못 하는지라..............에피소드 중에서 고력 국수를 먹고 힘이 세지는 화가 있었는데 이 화에서도 란마가 고력 국수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 하지만 아카네가 란마의 말을 듣지 않다가 해를 입고 나서야 울어 재끼는 화가 있다. 정말 본작 내내 더럽게 말을 안 듣는다. 거기다 폭력적이고 질투심도 많다. 그렇다고 솔직한 것도 아니고;;


 폭력녀 속성 + 요리치라니............거의 안경 거유 급의 재앙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아카네보다 그 위 언니들이 더 매력적이다. 어린 시절 봤어도 꽤 여신이었던 한나 누나(맞나?/ 이하 카스미)는 말이 필요 없는 베르단디의 환생이고, 나비키는 매력이 쩐다.

 

 여자 란마의 벗은 몸을 찍어 남학생들에게 팔아 치우는 수전노인데, 사실 김치녀다. 남자도 잘 후리고 돈도 많이 밝힌다. 극장판 2편을 보면 그런 면모가 더 강한데 오죽하면 자신을 신부로 맞이 하려는 괴한을 부려 먹기도 한다.(극장판은 총 세 편이지만 건질 것은 2편 밖에 없다.)

 

 무엇보다 나비키에 대한 호감이 높아진 것은 있는 듯 없는 듯한 쿠노 타테와키와의 썸이다. 썸이라는 단어가 없는 시절이었지만 둘 사이에서 묘한 기류가 흐른다. 사실 쿠노는 아카네와 여자 란마 말고는 그닥 관심이 없다. 하지만 둘이 엮이는 에피소드는 뭔가 특별하다. 수전노인 나비키가 유독 쿠노에게는 관대하다. 처음 여자 란마에 대한 것을 팔아 넘길 때는 비록 쿠노를 벗겨 먹는 형식이지만 둘의 데이트가 제 3자가 보기에는 썩 나쁘지 않다. 되레 어울리기까지 한다. 쿠노의 운명의 여인을 나비키로 헷갈려 할 때는 절정에 달한다. 쿠노는 멍청이처럼──클래스메이트 모두가 보는 앞에서──나비키의 이름을 쓴다. 극장판에서도──나비키를 구하러 간 것은 아니었지만──둘은 엮인다. 꽤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다.


 

 그리고 원작에서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 역시 란마의 약혼자가 아카네에서 나비키로 바뀌는 에피소드다. 보면, 아카네와 란마의 별 진전없던 관계의 발전과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소악마적인 나비키의 모습이 여과없이 드러난다. 재밌다. 확실히.



 솔직히 라무 때처럼 아카네를 갈아 치웠다면 좋았을 것이라고도 생각한다. ........작품 정서에는 전혀 맞지 않지만.


 샴푸나 우쿄나 모두 아깝다. 정말 아까운 히로인이다. 무스 같은 약골에게 샴푸는 너무 아깝고, 후반에 갑툭튀한 여장남자한테 우쿄는 너무 아깝다. P쨩이야 뭐...........후반에 아카리를 만난 것이 뭐 다행이긴 하지만.........굳이 짝을 찾아 주려는 이유가 뭔지 도통 모르겠다.


 이쯤에서 우쿄 각선미 짱짱이라고 언급해야 할 것 같다.


 

 조금만 더 아카네를 까보자면, 사실 코다치보다 못한 헤로인이라고 할 수 있다.


 코다치야 뭐........사실 첫 등장 이후로 등장할 때마다 스킵할 정도로 별로였지만 그 거지같은 레오타드를 입지 않고 평상복 차림으로 나올 때면 꽤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지같은 레오타드.

 집도 부자고, 예쁘고, 나만 바라봐 주고.........지금이라면 얀데레 타이틀 하나 정도는 거머 쥘 사이드 헤로인이지만 메인 히로인이자 진 히로인인 아카네가 무색무취하다보니...........벌도, 나비도 꼬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작중에서도 여자 란마에게 미모 면에서 밀린다는 언질이 꽤 있다.(여자 란마에게만 헌팅이 들어온다던지 쿠노가 여자 란마 쪽을 더 선호한다던지.)


 먼나라 이웃나라 버전으로 말한다면, 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모르겠다.



 


 불만이라면, 루미코 여사 작품에 꼭 등장하는 발암 캐릭터들의 수위인데.................핫포사이(팔보채) 씹쌔끼 꼴 보기 싫어 죽을 것 같다는 점이다.


 오리지날 에피소드 중에서 핫포사이의 수명이 다해 임종을 맞이할 뻔한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그때 관짝에 못 박고 나오지 말았어야 했다. 보는 내내 암 걸릴 뻔한 때가 얼마나 많았는지;;


 해도해도 너무한 에피소드들이 많다.


 

 

 란마를 다시 본 감상은 마치 그런 느낌이다.


 어린 시절, 여관이나 모텔 가 앞에 오후 6~8시 사이에 대기하고 있다가 오토바이 아저씨가 날리는 카드를 줍거나 아님 들어가는 계단에 정렬되어 있는, 누나들의──중요부위는 스티커로 가려진──야한 사진을 들고서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앉아 조심조심 스티커를 뗴어 내던 그때와 비슷한 느낌이랄까.


 매혹적이면서 일반적으로는 허용되지 않는 그럼 것을 엿본 느낌이다.


 어찌 보면 되도록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은 과거의 추억을 다시 꺼내 보았음에도 여태 만족스러운 기분이 드는 것은, 란마가 정말 초절정 명작이라는 것을 입증해내는 것이 아닌가, 싶다.


 란마는 최고다.



 

 여자 란마 짱짱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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